2019 혼합재료 (가변프레임 위에 은박 비닐페인팅) 116.8 x 91 cm
작가의 두 번째 회화 연작 ‘Park's Memory’ 는 표면 처리된 은색 PET 필름 위에 유화로 작업한 시리즈다. 작가는 회화를 ‘모든 가능성이 발생하는 공간’으로 보지만, 동시에 캔버스가 회화를 견고한 오브제처럼 고정시키면서 작품의 생명력을 빠르게 소진시키는 매체적 한계를 느껴왔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보다 유동적이고 반응적인 지지체를 찾는 과정에서 은색 PET 필름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 소재는 작가의 개인적 경험과도 연결된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약국에서 보았던 약 포장용 필름은 귀중한 것을 감싸는 보호막이자, 외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얇고 가벼운 재료였다. 이러한 물성은 기억이 지닌 불안정성·휘발성·감각적 흔들림과 자연스럽게 겹쳐지며, 작가가 탐구하려는 회화적 분위기와도 맞아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Park’s Memory’ 연작은 회화의 지지체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의미 형성의 적극적인 요소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PET 필름의 반사와 변형은 이미지가 고정되기보다 살아 움직이는 인상을 만들어내며, 작가가 말하는 ‘회화의 가능성’을 보다 확장된 형태로 제시한다.
작가 소장,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