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s Land 38-치열한밤, 본능 - Park Jung Hyuk

Park's Land 38-치열한밤, 본능

2024 캔버스에 유화 162.2 x 130.3 cm

Provenance

작가 소장, 2026

Exhibitions

2024-2025《신화:시작하는 이야기》, 뮤지엄 원, 부산

About The Work

멜레아그로스의 생명을 상징하는 장작은 이 작품에서 남은 수명과 시간의 잔여물로 작동한다. 불꽃은 살아 있는 존재이자 동시에 소멸을 향해가는 과정의 흔적이며, 운명은 재로 가라앉는 물질적 형태로 드러난다.
 
사냥 이후의 영웅들은 더 이상 하나의 정체성을 갖지 못한다. 화면 속에 뭉쳐진 다족의 몸들은 분열된 자아의 파편이며, 존재가 해체된 이후에 남는 혼종적 형태를 보여준다. 나는 이러한 분열된 신체를 통해 인간이 끊임없이 다른 상태로 ‘되어가는(becoming)’ 과정에 놓여 있음을 드러내고자 했다.
 
원형 무대는 끊어진 사건이 아니라 반복되는 신화적 회귀의 구조를 상징한다. 영웅적 서사는 완결되지 않고 다시 분쟁과 소멸로 되돌아오며, 변신은 어떤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해체와 소멸을 거쳐 다시 다른 흔적으로 남는 순환을 형성한다.

결국 이 작품의 불은 존재를 파괴하는 동시에 새로운 형태를 예고하는 이중적 장치로 작동한다. 나는 불이 남긴 잔해와 잔여의 형상을 통해 인간 존재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태임을 시각적으로 기록하고자 한다.


작가의 세 번째 회화 연작 ‘Park’s Land’는 “변신”을 둘러싼 다양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이 연작들을 준비하던 시기, 작가는 어떤 “가능성”을 회화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 확장된 상태를 다루기 위한 주제로 변신을 선택했다. 여기서 말하는 변신은 단순히 한 존재가 A에서 B로 바뀌는 형식적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될 수 있음”이라는 가능성, 상황에 따라 변모하는 역할, 존재가 지닌 잠재적 상태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이해된다. 신화나 영화 속 서사뿐 아니라 작가가 바라보는 대상의 변화 가능성이 화면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과 형상들은 구조적으로 해체되거나, 번지고 일그러진 듯한 붓질 속에서 경계가 흐려진다. 이는 단순한 형상의 변형이 아니라, 존재가 지닌 여러 층위의 상태가 동시에 드러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Park’s Land’는 형태가 변화하는 순간보다, 변화가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과 감각을 회화적으로 사유하는 작업이다. 다양한 이미지의 중첩과 붓질의 흐름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변할 수 있는 것”의 세계를 드러내며, 작가가 탐구하는 회화적 상상력을 확장한다.

Park's 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