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단채널 영상 8분 7초
작가 소장, 2026
2021 《ㄱ의 순간》, 조선일보 창간100주년 특별전, 예술의전당, 서울
"우주의 탄생에서 인류의 호흡까지, 한글이 그려낸 거대한 생태학적 파노라마"
본 영상은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 특별전《ㄱ의 순간》에 출품된 박정혁 작가의 미디어 아트 작품입니다. 작가는 한글을 단순한 기록 수단이 아닌, 환경에 따라 유동적으로 진화하는 '살아있는 유기체'로 상정하고, 방대한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를 해체·재조합하여 한글의 동시대적 가치를 비평적으로 추적합니다.
■ 시각적 서사: 3단계의 감각적 전이
[Cosmic & Micro] : 거대 우주의 형성이 미시적 생명체의 활동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AI 알렉사의 음성과 드론 소리 등 가상과 실재의 경계가 무너진 사운드 위로 한글 의성어가 자막으로 새겨지며, '원본 없는 본질'에 직면한 현대 인류의 상황을 감각적으로 투사합니다.
[Interface & Culture] : 디지털 전산망과 SNS의 인터페이스 속에서 유영하는 한글을 포착합니다. 여기서 한글은 K-Pop 팬덤의 열광적인 에너지와 결합하여, 국적을 초월해 인간 본연의 감정을 전달하는 가장 강력한 '문화적 인터페이스'로 작동합니다.
[Humanity & Unity] : 성별과 인종을 망라한 인물들의 얼굴이 끊임없이 몰핑(Morphing)되는 마지막 시퀀스는 작품의 클라이맥스입니다. '꿈꾸다', '서다', '걷다' 등 인류 공통의 생물학적 행위가 한글 자막으로 입혀지며, 한글이 인류의 원형질적 동질성을 회복시키는 보편적 도구임을 선언합니다.
■ 디렉터 비평 (Curator's Note)
박정혁의〈같다=다르다〉는 '코이의 법칙(Koi’s Law)'을 예술적 문법으로 치환한 수작입니다. 작가는 한글이 놓인 환경이 로컬에서 글로벌(Digital Universe)로 확장됨에 따라 그 존재론적 크기 또한 거대하게 성장했음을 증명합니다. 영상 전반에 흐르는 기계적 소음과 자연음의 불협화음은 한글이라는 '유연한 언어'를 통해 비로소 조화로운 질서를 부여받습니다. 이는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날카로운 미디어적 통찰이 결합된 결과물입니다.

[작가 노트]
한글의 음향오행 제자원리와 15세기 창제 이후 차별, 멸시, 고난과 극복과정 등을 거쳐 세계적인 문자로서의 발전과정과 예술성이 성장환경에 따라 개체의 크기가 결정된다는 코이의 법칙에 따라 왜 지금 시점에 글로벌한 문화 속에 자리 잡게 되었나 하는 과정을 파운드 푸티지 기법으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공간적인 세상과 시간적인 시대는 주목하고자 할 때 순간을 함께 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호흡하듯이 활용하고 있는 한글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 한글의 동시대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상작품〈같다=다르다〉는 총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작품으로서〈#같다〉는 먼 우주로부터 우리의 은하계 탄생으로 시작되어 어딘가 존재하는 듯한 숲속 생태계의 영상을 보여줍니다.
일반적인 정글을 연상시키는 사운드와 영상들이 보여지고 점점 미시적 환경 속에 온갖 생명체 집단의 소우주와 같은 영상들이 보이며 그 구조가 가시화되는 순간 사운드는 점점 기계음들이 뒤섞이며 (etc; 구글 기반 인공지능 알렉스와 같은 ai사운드, 새소리를 흉내 낸 핸드폰 알람 소리, 공간을 누비는 벌새소리와 닮은 드론 소리 등등) 원본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본질적 환경이 혼재된 지금 우리를 둘러싼 상황을 표현합니다.

화면에는 한글로 각 사운드를 묘사하는 의성어들이 자막 처리됩니다.
두 번째〈#다르다〉는 유튜브, 인스타, 페이스북 등 인터넷 전산망 기반으로 찾아낸 우리의 환경속에 깊숙이 호흡하듯이 들어온 한글의 활용 등이 교차 편집되어 구조화된 현상 등을 담은 모습들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며 이미 한글이 K-pop과 함께 문화화 되어 존재자체로 체화 되어 있는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마치 호흡이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행위처럼 아미의 팬덤 속에서 국적을 불문하고 좋아한다는 인간 본연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선택되어진 한글처럼 조형성을 넘어선 인간의 동질성 등을 표현함과 동시에 인간 본연의 감성을 이어주는 끈처럼 작용하고 있는 한글의 모습을 표현합니다.

세 번째〈#같다=다르다〉는 성별 나이 국적 인종 등을 모두 총망라한 상징적인 인간을 생물학적인 모습으로 보여주는 영상입니다 ‘꿈꾸다, 숨쉬다, 화나다, 듣다, 보다, 생각하다, 서다, 걷다...... ’등 인간 공통적인 생물학적인 모습을 나타내는 텍스트가 각양각색의 인종과 나이 성별을 망라한 인간들의 모습이 몰핑 되는 영상위에 한글자막으로 표현됩니다.

모든 인간은 생물학적인 동질감과 인간 본연의 원형 질적인 감정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한글이 인간 본성을 회복시키는 가장 정확한 표현이자 수단으로서 틀림이 없음을 보여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