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두 개의 거울과 두 대의 프로젝터 가변설치
작가 소장, 2026
2000 《Media Art 21》, 세종문화회관, 서울
‘상( )-Image( )’ 시리즈 - 내 안의 낯선 괴물을 마주하다
"13살의 어느 밤, 옥탑방 창틈으로 스며든 달빛 아래서 나는 생경한 공포와 마주했다. 나를 짓누르던 그 압도적인 존재는 다름 아닌 나의 '발가락 그림자'였다."
이 일화는 당시 작업의 근간을 이루는 '이중적 아우라'를 대변한다. 하나의 사물에는 그 실체와 반드시 대척점에 서 있는 반대급부의 에너지가 공존한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기괴해지듯, 대상의 정반대 개념이 통합될 때 비로소 존재의 본질은 완성된다. ‘상( )-Image( )’ 연작은 거울을 통해 사방으로 해체되고 왜곡된 상(Image)을 공간에 투사한다.
화면 속 비정상적으로 늘어진 머리의 움직임은 관객의 심연에 잠재된 원형적 두려움을 자극한다. 익숙한 '나'의 형상이 '낯선 괴물'로 변모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감춰진 내면의 진실과 대면하게 된다.
〈상( )-Image( )2〉, 2000, 두 개의 거울과 두 대의 프로젝터를 사용한 가변 설치 작업.
이 작품은 2000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Media Art 21》전에 출품된 작품입니다.
-금발의 환상, 그 뒤에 숨은 기괴한 자화상
"당신이 보는 것은 실재 입니까, 아니면 갈망의 왜곡입니까?"
2000년, 박정혁 작가는 두 대의 프로젝터와 거울을 통해 우리 내면의 “비틀린 욕망”을 소환했습니다. 벽면에 기댄 거울 위로 쏟아지는 두 개의 시선.
하나는 금발을 가진 서양 여성의 움직임, 또 하나는 그 금발을 닮으려 염색한 한국 여성의 움직임입니다.
거울이라는 왜곡의 장치를 통과한 이 두 영상은 경계가 무너진 채 뒤섞이며, 거대하고 기괴한 형상으로 재탄생합니다. 반복되는 머리의 끄덕임과 흔들림은 소통의 제스처가 아닌, 본질을 잃어버린 존재들의 무의미한 몸부림처럼 다가옵니다.
〈상( )-Image( )2〉는 묻습니다. 타자의 아우라를 덧입으려 할 때 생겨나는 그 '묘한 불쾌감'의 실체는 무엇인가. 우리는 거울 속에서 누구를 마주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