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싱글채널 비디오 3분 33초
작가 소장, 2026
[작품 소개]
1,000개의 각기 다른 퍼즐 조각이 단 한 번의 머뭇거림이나 실패 없이 완벽하게 맞춰지는 3분 33초의 기록입니다. 영상의 끝에 선명하게 떠오르는 "It's easy"라는 문구는 가족과 사회라는 견고한 시스템이 우리에게 강요하는 질서의 편의성을 역설적으로 비웃습니다.
[작가의 의도: 인위적 질서와 관객의 심리적 트릭]
역재생의 미학: 이 영상은 완성된 퍼즐을 하나씩 해체하는 과정을 촬영한 뒤 거꾸로 편집한 '역순의 기록'입니다. 실패 없는 완성이 주는 기이한 매끄러움은 사실 작가에 의해 조작된 시간이며, 이에 속아 넘어가는 관객의 상황 자체가 작품의 핵심 기획입니다.
통제에 대한 조소: 작가는 '해체'를 '조합'으로 위장함으로써, 이미 정해진 답을 향해 나아가는 사회적 훈육과 수동적 답습의 과정을 비판합니다.
부정교합의 전략: 류한승 평론가는 이를 두고 객관적 타당성이 의심되는 나눔의 체계와 고정관념에 대한 경계심이라 분석합니다. 인위적인 비디오 프로세스는 퍼즐에 내재된 규칙을 흔들고 교란하는 강력한 장치가 됩니다.
Artist's Note
"완벽하게 맞춰지는 퍼즐의 속도감에 관객은 경탄하지만, 그것은 '해체'를 뒤집어놓은 정교한 트릭일 뿐이다. 사회가 우리에게 이식한 '쉬운 정답(It's easy)' 역시 누군가에 의해 거꾸로 설계된 질서가 아닌가. 나는 이 가짜 질서를 통해 우리가 길들여진 수로화된 욕망을 폭로하고자 한다."
● 'family'라는 부제가 붙은 싱글 채널 비디오 〈3분 33초〉는 천 개의 퍼즐 조각을 맞추어 가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일반적인 퍼즐이 동일한 모양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여기에 등장하는 퍼즐 조각은 각기 다른 모양을 지니고 있어 생각보다 해법을 찾는 경로가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완성된 최종 화면은 역설적으로 "It's easy"인데, 가족의 복잡한 내부 사정을 드러내는 듯하다. 퍼즐의 매력은, 한편으로 정해진 룰에 따라 하나의 조각마다 제 자리를 찾아가면서 스스로 느끼는 성취감이며, 다른 한편으로 다른 사람보다 시간적으로 빨리 정답을 발견하여 자신의 우월성을 강조하겠다는 경쟁심리이다.

그러나 퍼즐은 남들이 이미 정해 놓은 법칙 안에서 그 길을 되짚어가는 것으로, 결국 자신의 학습 능력을 스스로 시험하고 평가하여 그 속에서 희열과 실망을 동시에 교차시킨다. 더불어 시간의 인위적인 통제가 가능한 비디오 프로세스와 퍼즐게임의 시간성은 비디오 매체와 퍼즐 오브제, 즉 각기 다른 시간의 교합이며, 이를 통해 퍼즐에 내재된 규칙을 흔들고 교란시키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