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s Land 42-라이프 오브 파이 - Park Jung Hyuk

Park's Land 42-라이프 오브 파이

2025 캔버스에 유화 162.2 x 130.3 cm

Provenance

작가 소장, 2026

Exhibitions

2025《불온한 가능성》, 열정 갤러리, 서울

About The Work

이 작업은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영화 속 인물이 호랑이에게 먹이를 주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먹이가 될 수도 있는 불안한 관계는, 권력과 생존이 고정되지 않은 상태임을 보여준다. 나는 이 반복되는 역할의 전환을 회화적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인물의 입을 막은 테이프는 상황을 말로 규정하거나 저항할 수 없는 조건을 상징한다. 이는 말할 수 없음이 곧 주체성을 잃는 순간임을 의미한다. 인물의 머리에 달린 뿔과 몸 위에 드리워진 줄무늬는 초식동물의 위장무늬를 의미하고, 사육자에서 먹잇감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에릭 피슬의 회화에서 블라인드의 그림자가 몸 위에 만들어내는 줄무늬가 공개와 은폐, 윤리의 경계를 시각화하듯, 이 작품의 무늬 또한 포식자와 피포식자의 불안정한 역할 전환을 상징한다.
 
거친 파도와 불길, 연기는 생존의 위기와 불안정한 관계성을 에너지와 운동감으로 표현한다. 나는 이 작품에서 인간이 처한 생존 조건을 단순한 공포나 위협의 문제로 보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는 역할과 위치 속에서 정체성이 유동적으로 재구성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자 했다.
 
결국 이 작업은 인간이 항상 동일한 역할에 머물지 않으며, 관계의 역학이 바뀌는 순간마다 새로운 정체성의 위치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시각화한 것이다.


작가의 세 번째 회화 연작 ‘Park’s Land’는 “변신”을 둘러싼 다양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이 연작들을 준비하던 시기, 작가는 어떤 “가능성”을 회화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 확장된 상태를 다루기 위한 주제로 변신을 선택했다. 여기서 말하는 변신은 단순히 한 존재가 A에서 B로 바뀌는 형식적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될 수 있음”이라는 가능성, 상황에 따라 변모하는 역할, 존재가 지닌 잠재적 상태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이해된다. 신화나 영화 속 서사뿐 아니라 작가가 바라보는 대상의 변화 가능성이 화면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과 형상들은 구조적으로 해체되거나, 번지고 일그러진 듯한 붓질 속에서 경계가 흐려진다. 이는 단순한 형상의 변형이 아니라, 존재가 지닌 여러 층위의 상태가 동시에 드러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Park’s Land’는 형태가 변화하는 순간보다, 변화가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과 감각을 회화적으로 사유하는 작업이다. 다양한 이미지의 중첩과 붓질의 흐름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변할 수 있는 것”의 세계를 드러내며, 작가가 탐구하는 회화적 상상력을 확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