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캔버스에 유화 116.8 x 91 cm
작가 소장, 2026
2025《불온한 가능성》, 열정 갤러리, 서울
2024《에로·그로·넌센스가 비선형으로 결합할 때-에피소드1》, 뮤지엄 원, 부산
2023《에로·그로·넌센스가 비선형으로 결합할 때》, 아팅 갤러리, 서울
2023《ART Ground London》, 사치갤러리, 런던
2022《선갤러리 개관45주년전》, 선갤러리, 서울
이 작품은 메두사 신화를 통해 응시의 권력을 재현하기보다, 해체된 얼굴과 몸의 파편을 통해 신화적 존재가 변형의 과정 속에 있음을 드러낸다. 노출된 살결과 뒤틀린 자세는 포르노그라피가 만들어온 대상화된 몸을 떠올리지만, 여기서는 욕망의 대상으로 소비되기보다 파괴와 재구성 사이에서 흔들리는 물질적 몸으로 남는다.
종이날개는 구원이나 비행을 약속하기보다, 쉽게 타버릴 것 같은 취약한 존재성을 보여준다. 그것은 신화적 서사가 품고 있던 영웅성의 이미지를 흔들고, 불안정한 몸이 잠깐 걸쳐 있는 불완전한 장치처럼 보인다.
한편 작품 속 손은 특정한 사건을 암시하는 ‘그날의 손’으로 등장한다. 손은 신체의 일부를 넘어서 상처의 흔적이자 기억의 매개이며, 존재가 겪어온 변형의 순간을 기록하는 표식이 된다.
‘Park’s Land’ 시리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불길은 파괴의 상징이자 동시에 변형을 촉발하는 에너지로 작동한다. 불은 몸을 소멸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형상을 예비하며, 존재를 고정된 실체로 두기보다 지속적인 이행의 상태로 밀어 넣는다. 나는 이러한 불길을 통해 신화 속 인물이 완성된 형상이 아니라, 소비와 폭력, 기억과 변형 속에서 끊임없이 다른 상태로 나아가는 존재임을 보여주고자 했다.
작가의 세 번째 회화 연작 ‘Park’s Land’는 “변신”을 둘러싼 다양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이 연작들을 준비하던 시기, 작가는 어떤 “가능성”을 회화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 확장된 상태를 다루기 위한 주제로 변신을 선택했다. 여기서 말하는 변신은 단순히 한 존재가 A에서 B로 바뀌는 형식적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될 수 있음”이라는 가능성, 상황에 따라 변모하는 역할, 존재가 지닌 잠재적 상태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이해된다. 신화나 영화 속 서사뿐 아니라 작가가 바라보는 대상의 변화 가능성이 화면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과 형상들은 구조적으로 해체되거나, 번지고 일그러진 듯한 붓질 속에서 경계가 흐려진다. 이는 단순한 형상의 변형이 아니라, 존재가 지닌 여러 층위의 상태가 동시에 드러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Park’s Land’는 형태가 변화하는 순간보다, 변화가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과 감각을 회화적으로 사유하는 작업이다. 다양한 이미지의 중첩과 붓질의 흐름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변할 수 있는 것”의 세계를 드러내며, 작가가 탐구하는 회화적 상상력을 확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