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s Land 23-1-제한된 조건 - Park Jung Hyuk

Park's Land 23-1-제한된 조건

2022 캔버스에 유화 193.3 x 130.3 cm

Provenance

작가 소장, 2026

Exhibitions

2025《불온한 가능성》, 열정 갤러리, 서울
2024《에로·그로·넌센스가 비선형으로 결합할 때-에피소드1》, 뮤지엄 원, 부산
2023《에로·그로·넌센스가 비선형으로 결합할 때》, 아팅 갤러리, 서울

About The Work

어느 날 신문에서 한 장의 사진을 보았다. 미국의 수중발레 선수가 경기 도중 기절해 가라앉는 장면이었고, 이를 뒤쫓아 물속 깊이 잠수한 코치가 그 선수를 끌어안고 수면을 향해 올라오는 순간이 담겨 있었다. 사진 속 상황은 생명의 위협과 구조라는 극한의 현실이었지만, 내게 그것은 마치 다른 차원의 공간으로 진입하는 장면처럼 보였다.
 
나는 ‘변신’이란 어떤 형태가 다른 형태로 단순히 변형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틈 혹은 구멍을 통과해 전혀 다른 상태로 이동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이 장면은 물속이라는 구체적 장소를 넘어서, 위기와 생존, 소멸과 재생이라는 경계 사이를 통과하며 또 다른 존재 상태로 옮겨가는 일종의 통과 의례처럼 다가왔다.
 
작품 속 신체는 명확히 고정된 형태를 갖지 않는다. 색면을 흘려보내고, 단편화된 흔적을 통해 끊임없이 재구성되며, 인간 존재가 한 순간의 사건 속에서 해체되고 다시 조합되는 과정을 드러낸다. 이는 현실을 재현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존재가 잠시 다른 차원으로 빠져나갔다 돌아오는 과정, 혹은 그 사이에 머무는 상태를 시각적으로 포착하려는 시도이다.

나는 인간의 자아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이동하고 변형되는 ‘되기(becoming)의 상태’라고 믿는다. 이 작품은 그 믿음이 일상의 한 장면 속에서 갑작스레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며, 그 순간을 다른 차원으로 연결되는 하나의 문으로 표현하려는 시도이다.


작가의 세 번째 회화 연작 ‘Park’s Land’는 “변신”을 둘러싼 다양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이 연작들을 준비하던 시기, 작가는 어떤 “가능성”을 회화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 확장된 상태를 다루기 위한 주제로 변신을 선택했다. 여기서 말하는 변신은 단순히 한 존재가 A에서 B로 바뀌는 형식적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될 수 있음”이라는 가능성, 상황에 따라 변모하는 역할, 존재가 지닌 잠재적 상태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이해된다. 신화나 영화 속 서사뿐 아니라 작가가 바라보는 대상의 변화 가능성이 화면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과 형상들은 구조적으로 해체되거나, 번지고 일그러진 듯한 붓질 속에서 경계가 흐려진다. 이는 단순한 형상의 변형이 아니라, 존재가 지닌 여러 층위의 상태가 동시에 드러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Park’s Land’는 형태가 변화하는 순간보다, 변화가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과 감각을 회화적으로 사유하는 작업이다. 다양한 이미지의 중첩과 붓질의 흐름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변할 수 있는 것”의 세계를 드러내며, 작가가 탐구하는 회화적 상상력을 확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