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s Land 37-영웅소멸 - Park Jung Hyuk

Park's Land 37-영웅소멸

2024 캔버스에 유화 162.2 x 130.3 cm

Provenance

작가 소장, 2026

Exhibitions

2024-2025《신화:시작하는 이야기》, 뮤지엄 원, 부산

About The Work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칼뤼돈의 멧돼지사냥” 에피소드에서 모티브를 차용했다. 이 중 파트3인〈Park's Land 37〉은 멧돼지 사냥의 참혹한 결과를 표현하는 영웅들의 사냥과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영웅적 사냥의 장면을 재현하기보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파괴와 해체의 흔적에 집중한다. 사냥의 결과로 남겨진 폭력의 흔적은 영웅적 신화가 품고 있는 잔혹성과 파국의 측면을 드러내며, 그 속에서 존재하는 인물들은 더 이상 단일한 정체성을 갖지 않는다.
 
화면 속에 겹겹이 배치된 괴수와 영웅의 신체는 현대의 부캐나 아바타처럼 파편화된 자아의 형상을 구성한다. 정체성은 더 이상 고정된 본질이 아니라, 해체와 재조합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가상의 존재로 이해된다.
 
나는 이러한 변형의 과정을 통해 신화적 인물이 ‘영웅’이라는 단일 서사를 수행하기보다는, 끊임없이 해체되며 다른 존재로 변형되는 과정에 놓여 있음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 결과 작품 속 변신은 파괴의 종착이 아니라, 새로운 존재로 이행하는 과정의 한 상태로 남아 있게 된다.


작가의 세 번째 회화 연작 ‘Park’s Land’는 “변신”을 둘러싼 다양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이 연작들을 준비하던 시기, 작가는 어떤 “가능성”을 회화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 확장된 상태를 다루기 위한 주제로 변신을 선택했다. 여기서 말하는 변신은 단순히 한 존재가 A에서 B로 바뀌는 형식적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될 수 있음”이라는 가능성, 상황에 따라 변모하는 역할, 존재가 지닌 잠재적 상태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이해된다. 신화나 영화 속 서사뿐 아니라 작가가 바라보는 대상의 변화 가능성이 화면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과 형상들은 구조적으로 해체되거나, 번지고 일그러진 듯한 붓질 속에서 경계가 흐려진다. 이는 단순한 형상의 변형이 아니라, 존재가 지닌 여러 층위의 상태가 동시에 드러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Park’s Land’는 형태가 변화하는 순간보다, 변화가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과 감각을 회화적으로 사유하는 작업이다. 다양한 이미지의 중첩과 붓질의 흐름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변할 수 있는 것”의 세계를 드러내며, 작가가 탐구하는 회화적 상상력을 확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