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캔버스에 유화 45.5 x 37.9 cm
개인 소장, 2026
2023《에로·그로·넌센스가 비선형으로 결합할 때》, 아팅 갤러리, 서울
2022《ART BUY》, 목동 현대백화점 글라스하우스, 서울
이 작품은 얼굴이라는 가장 개인적인 표면을 해체함으로써, 정체성이 하나의 고정된 형상으로 존재하지 않음을 드러낸다. 파편화된 얼굴과 비틀린 표정은 인물이 스스로를 증명하기보다, 여러 상태가 스치며 지나가는 경유지로 작동한다.
베일처럼 내려앉은 천과 가려진 눈은 보여짐과 응시의 기능을 중단시키며, 존재를 확인하는 지표가 차단된 상태를 만든다. 나는 이러한 가려짐과 비틀림을 통해, 자아가 명확한 형태를 가지기보다 해체와 변형의 과정 속에 머물러 있음을 시각화하고자 했다.
‘Park’s Land’ 시리즈에서 몸은 이미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 다른 존재로 되어가는 과정의 장이었다. 이 작품 역시 하나의 얼굴에서 고정된 정체를 찾기보다, 파편과 재배치를 통해 정체성이 불안정한 상태로 이동하는 순간을 기록하고자 한다.
작가의 세 번째 회화 연작 ‘Park’s Land’는 “변신”을 둘러싼 다양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이 연작들을 준비하던 시기, 작가는 어떤 “가능성”을 회화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 확장된 상태를 다루기 위한 주제로 변신을 선택했다. 여기서 말하는 변신은 단순히 한 존재가 A에서 B로 바뀌는 형식적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될 수 있음”이라는 가능성, 상황에 따라 변모하는 역할, 존재가 지닌 잠재적 상태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이해된다. 신화나 영화 속 서사뿐 아니라 작가가 바라보는 대상의 변화 가능성이 화면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과 형상들은 구조적으로 해체되거나, 번지고 일그러진 듯한 붓질 속에서 경계가 흐려진다. 이는 단순한 형상의 변형이 아니라, 존재가 지닌 여러 층위의 상태가 동시에 드러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Park’s Land’는 형태가 변화하는 순간보다, 변화가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과 감각을 회화적으로 사유하는 작업이다. 다양한 이미지의 중첩과 붓질의 흐름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변할 수 있는 것”의 세계를 드러내며, 작가가 탐구하는 회화적 상상력을 확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