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캔버스에 유화 162.2 x 130.3 cm
작가 소장, 2026
2025《불온한 가능성》, 열정 갤러리, 서울
연극 속 배우가 극중 감정에 몰입해 다른 인물이 되는 장면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또 다른 존재가 되고자 하는 본능적 욕망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작업에서 고정된 자아라는 허구를 해체하고, 인간이 끊임없이 ‘되기(becoming)’의 상태를 시도하는 존재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작품 속 파편화된 조형체는 단일한 몸이 아니라, 해체와 재조립을 반복하며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내는 존재로 등장한다. 다이너마이트가 터질 때 발생하는 불꽃은 파괴가 아닌 존재의 재형성을 촉발하는 장치이며, 그 파열의 흔적은 화면 곳곳에서 재구성되는 이미지의 층위로 남는다.
나는 이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정체성이 하나의 완성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다른 무엇이 되기 위해 변화하는 과정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러한 관점은 ‘Park’s Land’라는 나의 세계관과 맞닿아 있으며, 이 작업은 그 세계 안에서 발생하는 변화의 한 순간을 포착한 장면이다.
결국 이 작품은 인간이 스스로를 규정하는 정체성의 틀을 벗어나, 끊임없이 ‘다른 무엇’이 되고자 하는 욕망을 회화적 변형으로 탐구하는 작업이다.
작가의 세 번째 회화 연작 ‘Park’s Land’는 “변신”을 둘러싼 다양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이 연작들을 준비하던 시기, 작가는 어떤 “가능성”을 회화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 확장된 상태를 다루기 위한 주제로 변신을 선택했다. 여기서 말하는 변신은 단순히 한 존재가 A에서 B로 바뀌는 형식적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될 수 있음”이라는 가능성, 상황에 따라 변모하는 역할, 존재가 지닌 잠재적 상태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이해된다. 신화나 영화 속 서사뿐 아니라 작가가 바라보는 대상의 변화 가능성이 화면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과 형상들은 구조적으로 해체되거나, 번지고 일그러진 듯한 붓질 속에서 경계가 흐려진다. 이는 단순한 형상의 변형이 아니라, 존재가 지닌 여러 층위의 상태가 동시에 드러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Park’s Land’는 형태가 변화하는 순간보다, 변화가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과 감각을 회화적으로 사유하는 작업이다. 다양한 이미지의 중첩과 붓질의 흐름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변할 수 있는 것”의 세계를 드러내며, 작가가 탐구하는 회화적 상상력을 확장한다.